중요판례

 

중요판례

음주운전과 경찰관의 보호조치의무

본문

【판시사항】

[1] 주취운전을 적발한 경찰관이 주취운전의 계속을 막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조치 내용

[2] 단속경찰관의 주취운전자에 대한 권한 불행사가 직무상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3]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주취운전자가 도로 밖으로 차량을 이동하겠다며 단속경찰관으로부터 보관중이던 차량열쇠를 반환받아 몰래 차량을 운전하여 가던 중 사고를 일으킨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주취 상태에서의 운전은 도로교통법 제41조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어 있는 범죄행위임이 명백하고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미칠 위험이 큰 점을 감안하면, 주취운전을 적발한 경찰관이 주취운전의 계속을 막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단순히 주취운전의 계속을 금지하는 명령 이외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신하여 운전하게 하거나 당해 주취운전자가 임의로 제출한 차량열쇠를 일시 보관하면서 가족에게 연락하여 주취운전자와 자동차를 인수하게 하거나 또는 주취 상태에서 벗어난 후 다시 운전하게 하며 그 주취 정도가 심한 경우에 경찰관서에 일시 보호하는 것 등을 들 수 있고, 한편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로 당해 음주운전자를 구속·체포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필요하다면 그 차량열쇠는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에서의 압수로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에 의하여 영장 없이 이를 압수할 수 있다.

[2] 경찰관의 주취운전자에 대한 권한 행사가 관계 법률의 규정 형식상 경찰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한 것이 구체적인 상황하에서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에는 경찰관의 직무상 의무를 위배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된다.

[3]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주취운전자가 도로 밖으로 차량을 이동하겠다며 단속경찰관으로부터 보관중이던 차량열쇠를 반환받아 몰래 차량을 운전하여 가던 중 사고를 일으킨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제2조, 제4조, 도로교통법 제41조, 제43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2] 국가배상법 제2조[3] 국가배상법 제2조

【참조판례】

[2]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45927 판결(공1996하, 3406)

【전 문】

【원고,피상고인】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영재)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7. 11. 6. 선고 97나832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소외 1는 1995. 2. 11. 22:50경 음주 후 이 사건 사고차량을 운전하고 창원에서 김해 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창원경찰서 도계검문소에서 단속경찰관에 의하여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 그 당시 단속경찰관은 위 차량을 도로변에 정차시키고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시동열쇠는 위 검문소의 상황실 서랍에 보관시킨 후 창원경찰서에 가서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 알콜농도가 0.09%로 측정된 사실, 위 소외 1는 다시 위 검문소로 돌아온 다음 단속경찰관에게 이 사건 사고차량을 다른 차들의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도로 밖으로 이동시키겠다고 말하면서 차량열쇠의 반환을 요구하자 단속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말하고 이를 반환한 사실, 위 소외 1는 이 사건 사고차량을 검문소로부터 약 2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킨 다음 약 20분 정도 차에 앉아서 단속경찰관들의 동태를 살피다가 몰래 사고차량을 다시 운전하고 검문소를 이탈하여 김해 방면으로 운행하다가 1995. 2. 12. 00:30경 경남 김해군 한림면 퇴래리에 있는 편도 2차선 국도에 이르러 때마침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소외 망 김홍석, 박상윤을 사고차량 앞부분으로 충격하여 두 사람을 모두 현장에서 사망하게 한 사실, 위 사고지점은 검문소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내지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고 편도 2차선의 직선도로로 시야의 장애는 없었으나 위 신진수는 제한속도를 시속 28km나 초과하여 과속운행하였으며 사고 직후 자신이 사고를 야기하였는지 여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주취운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거나 그 손해가 확대된 것으로 추인되고,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위 소외 1가 사고차량을 도로 밖으로 주차하는지 여부를 따라가서 확인한 다음 다시 차량열쇠를 보관받아 더 이상 주취 상태에서 운전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위 소외 1가 주취 상태에서 깨어난 후에 운전하게 하거나 또는 음주하지 않은 다른 정상적인 대리운전자로 하여금 사고차량을 운전하게 하여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발생을 미연에 막아야 할 구체적 주의의무가 있고, 이 사건 사고차량을 운전할 다른 사람이 오지도 않았고 한밤중에 차량을 두고 가면 귀가가 불편하고 다음날에 지장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위 소외 1 자신이 직접 운전하여 갈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위와 같이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여 주취 상태에 있는 위 소외 1가 운전하는 것을 방치한 과실이 있는바, 이 사건 교통사고는 위와 같이 위 소외 1 및 피고의 피용자인 위 경찰관들의 공동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하였다고 보아, 피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 준 원고에게 상법상의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따라 그 과실비율 10%에 따른 부담 부분을 구상해 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단속경찰관의 직무상 과실의 점에 대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제2조, 제4조 및 도로교통법 제43조 제2항의 각 규정에 의하면, 경찰의 임무는 본질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대한 위험 방지에 있고, 이러한 책무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으로 하여금 술취한 상태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자를 발견한 때에는 경찰관서 등에 보호하는 등 적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특히 주취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정상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운전의 금지를 명하고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개별적 수권규정을 두고 있는바, 주취 상태에서의 운전은 도로교통법 제41조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어 있는 범죄행위임이 명백하고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미칠 위험이 큰 점을 감안하면, 주취운전을 적발한 경찰관이 주취운전의 계속을 막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단순히 주취운전의 계속을 금지하는 명령 이외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신하여 운전하게 하거나 당해 주취운전자가 임의로 제출한 차량열쇠를 일시 보관하면서 가족에게 연락하여 주취운전자와 자동차를 인수하게 하거나 또는 주취 상태에서 벗어난 후 다시 운전하게 하며 그 주취 정도가 심한 경우에 경찰관서에 일시 보호하는 것 등을 들 수 있고, 한편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로 당해 음주운전자를 구속·체포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필요하다면 그 차량열쇠는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에서의 압수로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에 의하여 영장 없이 이를 압수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경찰관의 주취운전자에 대한 권한 행사가 관계 법률의 규정 형식상 경찰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한 것이 구체적인 상황하에서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에는 경찰관의 직무상 의무를 위배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위 소외 1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그 주취 정도를 측정하여 본 결과 혈중 알콜농도가 0.09%임이 밝혀졌음에도 단속경찰관이 위 소외 1의 요구에 따라 그가 여전히 주취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해 차량을 이동할 수 있도록 보관중인 차량열쇠를 교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차량 이동 후에도 위 소외 1로 하여금 주취운전을 감행할 수 있도록 방치하였다고 할 것인바, 그 당시 위 소외 1는 주취로 인하여 주시력, 주의력, 위험상황에 대한 판단력 및 반응력 등이 약화되고 법준수에 대한 긴장력이 떨어져 과속의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 있어, 만일 그 상태로 운전을 감행한다면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미칠 위험이 현저한 상황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때 단속경찰관으로서는 위 소외 1가 정상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주취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구체적이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그러함에도 단속경찰관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 소외 1로 하여금 주취 상태에서 운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관중이던 차량열쇠를 교부한 것은 직무상 의무에 위배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단속경찰관의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인과관계의 점 등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가 위 소외 1의 주취운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거나 그로 인하여 손해가 확대되었음을 전제로 이러한 주취운전을 방치한 단속경찰관의 위법행위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인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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